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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의 운명적인 연결
영화는 도쿄에 사는 남고생 타키와 시골 마을 이토모리에 사는 여고생 미츠하의 운명적인 연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들은 어느 날 갑자기 서로의 몸이 뒤바뀌는 마법 같은 경험을 하게 됩니다. 두 사춘기 소년과 소녀는 처음에 이런 상황에 엄청나게 당황하지만, 각자의 노트나 핸드폰에 글을 남기는 식으로 소통하던 그들은 점차 서로를 이해하고 감정적으로 가까워집니다. 이렇게 점점 서로에게 다가가던 두 주인공은 어느 날부터 더 이상 이러한 몸 교체 현상이 일어나지 않게 되고 타키는 미츠하와의 기억을 잊게 됩니다. 기억은 잃었지만 늘 뭔가를 그리워하던 타키는 우연히 이토모리 마을이 이미 3년 전 혜성 충돌로 사라져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후 미츠하를 찾는 타키의 노력은 계속되고, 결국 타키는 미츠하와 자신의 시간대가 3년의 공백이 있었음을 알게 되고, 타키는 과거의 혜성 사건을 막기 위해 과거에 있는 미츠하의 몸에 다시 들어가려고 시도합니다. 알고 보니 미츠하의 집안 여자들은 대대로 몸이 뒤바뀌는 현상을 겪고 있었고, 그녀의 몸에 다시 들어가는 데 성공한 타키는 미츠하와 마을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그녀의 친구인 텟시와 사야카를 설득해 대피 방송을 합니다. 동시에 미츠하를 만나기 위해 신을 모시는 곳으로 간 타키는 3년의 시간차이 때문에 미츠하를 볼 수는 없지만 서로를 느끼고, 결국 해가 지자 잠깐이나마 둘은 서로를 볼 수 있게 됩니다. 이때 이 둘은 다시 기억을 잃게 될 것임을 염려해, 서로의 이름을 손에 적고 기억하자 다짐하지만 결국 이름을 다 쓰기도 전에 사라지게 됩니다. 다행히 미츠하와 친구들 덕에 이토모리 주민들은 재해에서 무사히 살아남게 되고, 이 둘은 다시 기억을 잃고 5년이 흐릅니다. 서로 기억은 나지 않지만 뭔가를 그리어하던 두 주인공은 계단에서 마주치고, 서로의 이름을 물으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영화 배경지로 밝혀진 장소들 소개
'너의 이름은' 감독 신카이 마코토는 매우 정교한 그림체를 특징으로 합니다. 덕분에 영화 배경으로 일본의 실제 장소들이 매우 아름답고 정확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제부터 '너의 이름은' 영화 팬들이 많이 찾는 영화 속 실제 장소들을 네 곳을 소개하겠습니다. 첫 번째는 스가신사입니다. 도쿄 신주쿠구 스가마치 5번지에 위치한 이곳은 주인공 타키와 미츠하가 재회한 계단입니다. 기억을 잃었던 두 주인공이 빨간 난간이 있는 계단에서 재회하는 장면은 영화를 본 모두가 기억할만한 의미 있는 장면입니다. 한 명은 계단을 오르고, 다른 한 명은 계단을 내려가면서 지나쳐버릴 수 있었지만, 결국 서로 마주하는 장면에서 그들의 운명적 연결을 잘 느낄 수 있었던 배경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히에신사입니다. 미츠하 가문의 신사로 들어가는 곳인 이 기둥과 계단은 기후현 타카야마시 시로야마 156에 가면 볼 수 있습니다. 신사로 들어가는 그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느낌이 그대로 느껴져, 사진을 찍기에도 정말 예쁜 곳입니다. 세 번째는 미츠하의 마을 이토모리의 넓은 호수와 똑 닮은 일본 스와 호입니다. 둥그런 큰 호수인 스와 호는 아늑하고 아름다운 이토모리 마을의 시그니처인 호수를 떠올리게 합니다. 사실 나가노현의 마츠바라를 호수의 모티브로 하려 했지만 스와 호가 영화 속 배경과 더 유사하여 팬들은 스와 호를 주로 찾는다고 합니다. 네 번째는 미츠하와 타키가 서로를 찾으려고 서있던 육고의 배경이 된 시나노 마치 육교입니다. 이 육교는 도쿄도 신주쿠구 미나미 모토 쵸 14에 가면 만날 수 있습니다. 서로를 좋아하면서도 이어지지 않아 안타까운 두 사춘기 주인공의 애절함이 느껴졌던 장면에서 특히나 잘 어울렸던 육교 배경이었습니다.
영화의 모티브가 된 붉은 실 전설
두 주인공이 기억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찾아나서고 결국 재회하는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운명적인 연결에 대한 여운이 강하게 남았습니다. 이 둘의 운명은 여러 곳에서 드러나는데, 그중에서 붉은 실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운명의 붉은 실은 원작의 배경인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 중국에서도 잘 알려진 전설입니다. 이 전설에 따르면 월하노인이라는 노인이 이 세상 모든 남녀의 인연을 기록한 책을 가지고 있으며, 부부가 될 남녀의 손발을 이 붉은 실로 묶는다고 전해집니다. 이 붉은 실로 연결되어 있는 남녀는 각자의 거리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든 상관없이 만날 수밖에 없다고 전해집니다. 영화 너의 이름은에서도 붉은 실의 이용해 미츠하와 타키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든지 이 둘은 만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물리적 거리뿐만 아니라 시간까지 뛰어넘은 그들은 만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던 것입니다. 만약 정말 월하노인이 있다면 월하노인의 책에는 미츠하와 타키의 이름이 함께 적혀있을 것입니다.